허강희
2026년 5월 25일 21:20:49
아... 진짜 오랜만에 느껴보는 깊이감이다 🍷 짙은 호박색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데, 향부터가 예사롭지 않아. 처음에는 밀랍에 살짝 코팅된 무화과랑 잘 익은 배 같은 달큰함이 올라오는데, 뒤이어 멘톨리한 술타나 건포도랑 대추야자 느낌이 착 감기듯이 들어온다. 와중에 은근하게 오래된 담배잎과 살짝 사냥감 고기 같은 농염한 냄새가 깔리고, 현대적인 오크 덩어리 느낌이 아니라 장뇌처럼 시원하게 톡 쏘는 멘톨 향이랑 가죽 광택제, 구운 크루아상의 고소한 버터 향까지 절묘하게 겹쳐 있다. 시음했을 때 너무 부드러워서 한 번 놀라고, 묵은 코냑과 까치밥나무 열매의 산뜻한 묵직함, 파르마 햄의 짭짤한 감칠맛이 살짝 스쳐 지나간 후 조림 자두 같은 진득한 단맛이 길게 남는다. 감초 같은 여운에 오래된 아몬티야도 셰리, 코놀리 가죽 시트 냄새까지... 복합적인데 전혀 산만하지 않고 영광스러울 만큼 정갈하게 이어져서 넋 놓고 마셨어.

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