광창 허
2026년 5월 25일 18:20:51
이 위스키 진짜 묘하네. 첨에 잔에 따라보니 빛깔이 살짝 옅은 금빛인데, 노즈 맡자마자 뭔가 프렌치 올드 바뉠스 같은 달콤시큼한 랑시오 스타일 와인 향이 확 올라와. 거기에 약간 오렌지 필 껍질 짓이긴 듯한 상큼함도 섞여있고. 한모금 머금으니까 묵직한 검은 흙 느낌이랑 살짝 스모키한 말보로 담배 연기 같은 게 깔리면서, 로스티드 몰트의 구수함이 퍼지더라. 신기하게도 중간쯤 가니까 네스카페 같은 묽은 커피의 쌉쌀함이랑 린든 꿀의 은은한 단맛이 같이 올라오는데, 이게 약간 미드(벌꿀술) 마실 때의 그 꿀 향이랑 비슷했어. 그리고 뭔가 갓 뜯은 비닐팩이나 곰팡내 나는 지하실 같은 이스트 냄새도 살짝... 예전 구 라벨 시절, 특히 애니멀 라벨 이전의 올드보틀 이펙트(OBE) 느낌도 많이 나. 후반부로 가면 카탈루냐 지방의 스파이시한 와인 같은 게 떠오르면서, 거의 럼 쪽으로 기울어지는 듯한 달콤함과 갓 갈은 후추 같은 매운맛이 마지막까지 길게 남네. 굉장히 우아하고 3차적인 향들이 레이어드 되어있어서 점잖게 음미하기 딱 좋아. 정말 훌륭한 경험이었어 😊






