유보미
2026년 5월 25일 20:52:14
아 오늘 마신 이 친구는 좀 묘했어. 처음에 코 대니까 갑자기 검은머리물떼새처럼 해안가 돌 틈에 숨은 야생적인 풀내음? 그런 게 훅 지나가고, 이내 타마린드 잼 같은 시큼달착한 끈적임이 올라오더라. 흙냄새 나는 시가, 번즈 몰트 특유의 구수하고 고소한 맥아 바디… 우아함이 깔리는데, 은근히 씁쓸한 구석이 있어. 그래도 입안에선 크리미하게 착 감겨서 세비야 오렌지 껍질 씁쓸함이랑 잘 어울렸어. 갑자기 왠 떠오른 건데 새 권리 운동가들이 좋아할 위스키 아닐까 싶을 정도로 새 관련 단어가 자꾸 꼬리를 물었어. 메이플 시럽, PX 셰리에서나 날법한 진득한 건자두… 근데 전형적인 글렌드로낙 스타일 그 풍만함보다는 훨씬 근엄하고 절제된 느낌. 페르네 브랑카의 그 쌉싸름한 허브 톤도 살짝 얹혀 있고. 오리 사냥 장면에 보리차, 커피, 달콤한 감초, 광택나는 나무 탁자… 긴 여운이 아주 건조하게 이어지는데, 탁월한 드라이 셰리 그 이상이야. 갈수록 더 드라이해지고 아메리카노 같은 커피 느낌의 드라이 셰리로 변해. 과일향이 좀 더 터져주길 바랐지만 솔직히 꽤 드라이하게 떨어져. 씨스터 캐스크 생각도 나고, 잘 익은 바나나, 검은 시가, 앵무새… 커피에 아르마냑 한 방울 떨어뜨린 듯한 뒤끝. 한 마리 나이팅게일이 우아하게 마무리하는 것처럼 섬세하게 정리되더라. 🦆☕️🦜







